당뇨 전단계 판정받던 날, 생각보다 충격이었어요
사실 저희 집은 대대로 단 걸 좋아하는 집안이에요. 어릴 때부터 밥보다 빵이 좋았고, 커피는 설탕 듬뿍 넣은 믹스커피 아니면 안 마셨고요. 그렇게 몇십 년을 살아오다 보니 몸이 슬슬 이상신호를 주더라고요.
작년 건강검진 때, 담당 의사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당 수치가 좀 높네요. 공복 혈당이 110 넘어갔고, 당화혈색소도 경계선이긴 한데, 이대로면 당뇨 전단계입니다” 라고 하셨어요.
솔직히 그때 기분, 좀 멍했어요. 당뇨라는 게 남 얘기인 줄만 알았거든요. 근데 내가 당뇨 전단계라니, 머릿속이 하얘졌죠.
그날 이후로 생각보다 많은 걸 바꾸게 됐고, 그중 제일 크게 바뀐 게 식단이었어요. 특히 ‘피해야 할 음식’들을 하나하나 점검해가면서 식생활을 통째로 바꿨죠.
아무 생각 없이 먹던 것들이 다 혈당폭탄이었다는 사실
당뇨 전단계라는 걸 자각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게 ‘내가 뭘 잘못 먹고 있었나’ 돌아보는 거였어요. 그동안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입에 넣었던 음식들이 얼마나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지 직접 공부해보니 무서워지더라고요.
제가 예전에 하루에 한 잔씩 마시던 달달한 아이스커피, 매일 아침 굽던 식빵, 반찬 대신 먹던 간장 양념에 밥 비벼먹는 거, 전부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이더라고요.
제가 직접 경험한 ‘이건 진짜 피해야겠다’ 싶은 음식들 정리해볼게요.
정제된 탄수화물, 제일 먼저 끊은 건 흰쌀밥과 흰빵
하얀 쌀밥이 그렇게 나쁜 건가? 처음엔 이해가 안 갔어요. 근데 당을 빨리 올리는 대표적인 식품이 정제된 탄수화물이더라고요.
하얀 쌀밥, 흰 밀가루, 흰 식빵, 이런 것들은 섬유질이 거의 없어서 먹자마자 혈당이 쭉 올라간다고 해요. 저 같은 당뇨 전단계 사람들한테는 정말 치명적인 거죠.
그래서 처음에는 현미밥으로 바꿔봤는데, 솔직히 말해서 맛이 없었어요. 식감도 뻣뻣하고 배도 금방 고픈 느낌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혼합곡’이었어요. 현미에 귀리랑 렌틸콩 섞어서 밥을 짓고, 찹쌀은 아예 빼버렸어요. 그렇게 하니까 식감도 좀 부드럽고, 씹는 맛도 생겨서 한결 나았어요.
음료는 진짜 조심해야 해요
제가 믹스커피를 하루 2잔씩 마셨었거든요. 그거 끊는데 진짜 힘들었어요. 카페인 금단현상은 아닌데, 습관이 무서운 거더라고요.
믹스커피 대신 처음에는 아메리카노를 마셔봤는데 너무 밍밍해서 적응이 안 됐고, 그 다음엔 집에서 인스턴트 원두 내려서 스테비아 몇 방울 떨어뜨려 마시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아예 아메리카노도 익숙해졌고요.
그 외에도 음료수, 특히 과일주스는 정말 피해야 해요. 천연 과일주스라 해도 당 성분이 높고, 섬유질은 다 빠져 있어서 혈당을 바로 올린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그냥 물이나 탄산수에 레몬즙 조금 넣은 걸 마시고 있어요. 이게 처음엔 별맛 없지만 나중엔 개운하더라고요.
가공식품은 함정이 많아요
제가 당뇨 전단계 진단받기 전까지 제일 좋아했던 게 햄이랑 소시지였어요. 반찬 만들기 귀찮을 땐 그냥 후라이팬에 구워서 밥이랑 먹으면 간단했거든요.
근데 이게 문제더라고요. 햄, 소시지, 어묵 같은 가공식품들은 당 성분도 높고 나트륨도 많고, 여기에 보존제, 첨가물까지 들어가니까 혈당에도 부담이 크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먹을 땐 무가당, 무첨가 제품만 사요. 요즘은 건강식품 전문 마트 가면 그런 제품들 꽤 많더라고요. 물론 가격은 비싸지만, 건강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려고요.
과일도 덜 익은 걸로, 양 조절이 핵심
과일은 건강식 이미지가 강해서 처음엔 무조건 많이 먹었어요. 사과 한 개, 바나나 두 개는 기본이었죠.
근데 당뇨 전단계에서 과일도 ‘양’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당이 많은 과일, 예를 들면 바나나, 망고, 포도, 감 같은 건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과일들이에요.
저는 지금은 사과도 반쪽만, 바나나는 아주 작은 사이즈로, 딸기나 블루베리처럼 GI지수 낮은 과일로 바꾸고 있어요. 무조건 익은 과일보단 덜 익은 게 낫고, 과일을 먹을 땐 단백질이랑 같이 먹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블루베리 몇 개에 플레인 요거트를 같이 먹는 식으로요.
피자, 치킨, 튀김류… 주말마다 시켜먹던 음식들과 작별
사실 이게 제일 아팠어요. 주말마다 배달앱 돌려서 치킨, 피자, 떡볶이 돌려가며 시켜먹던 생활이 완전 습관처럼 굳어 있었거든요.
근데 이게 기름, 정제 탄수화물, 당, 소금이 한꺼번에 몰려 있는 최악의 조합이더라고요. 특히 튀김류는 기름 자체도 혈당에 영향을 준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아예 주말에 ‘배달 금지’라는 원칙을 세웠어요. 대신 에어프라이어에 닭가슴살 구워서 샐러드랑 먹거나, 잡곡밥에 채소볶음 같은 걸 만들어 먹고 있어요.
초반엔 솔직히 좀 재미없고, 허전했어요. 근데 몇 주 지나고 나니까 살도 빠지고, 속도 편하고, 오히려 몸이 가벼워져서 지금은 훨씬 만족스러워요.
제 식단의 변화, 혈당수치도 확실히 반응했어요
당뇨 전단계 판정받고 나서 3개월 뒤에 다시 병원 갔어요. 식습관을 바꾸고, 간식 줄이고, 정제탄수화물 끊고, 대신 채소랑 단백질 위주로 식단 바꿨죠.
다행히 결과는 아주 긍정적이었어요. 공복 혈당이 110에서 98로 떨어졌고, 당화혈색소도 경계선 아래로 내려왔어요. 의사 선생님도 “잘 조절하고 계시네요”라고 하셔서 진짜 뿌듯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런 식단 변화가 단기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에요.
마무리하며 느낀 점
당뇨 전단계라는 말 들었을 땐 정말 절망스러웠어요. 근데 지금은 ‘미리 알게 된 게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식습관만 제대로 바꿔도 내 몸은 금방 반응하더라고요. 처음엔 조금 불편하고 아쉽지만, 익숙해지면 이게 더 편하고 건강하다는 걸 몸이 먼저 느껴요.
독자분들께 드리는 한마디
당뇨 전단계라고 해서 절망하지 마세요. 피해야 할 음식만 잘 걸러도 몸은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어요. 지금이 식단 바꾸기 딱 좋은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