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 25년 차, 평범한 50대 회사원입니다. 당뇨 진단을 받은 지도 벌써 7년이 지났네요. 그동안 혈당을 낮추기 위해 별의별 방법을 다 써봤지만, 정작 제게 가장 큰 변화를 준 건 바로 혈당 낮추는 해조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합니다. 그렇게 흔하고, 주변에 늘 있었던 음식이 말이에요.
당뇨 진단, 갑작스럽게 시작된 싸움
건강검진 결과표 한 장이 바꿔놓은 일상
2017년 봄이었어요. 회사에서 매년 받는 정기 건강검진에서 당화혈색소 수치가 7.6이 나왔습니다. 전날 저녁에 좀 과하게 먹긴 했어도 그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혈당 수치도 식전 145, 식후 230이었죠. 의사 선생님은 조용히 말씀하시더군요. “이제부터는 식사 하나하나 신경 쓰셔야 합니다.”
솔직히 그때는 당뇨라는 병이 그렇게 무섭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운동 좀 하고, 밥 조금 덜 먹고 그러면 되는 줄 알았죠.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외근 다니다 보면 점심은 라면에 김밥, 저녁은 회식 자리에서 삼겹살에 술 한 잔… 그렇게 며칠만 마음 놓고 먹으면 혈당은 다시 200을 넘겼습니다.
해조류? 솔직히 예전엔 전혀 관심 없었습니다
미역국도 안 좋아하던 내가
어릴 때부터 미역국이나 다시마국 같은 건 입에 잘 안 맞았어요. 해조류 특유의 향이 좀 낯설었달까요. 밥상에 올라와도 손이 안 갔죠. 그러다 보니 해조류는 건강에 좋다는 얘기를 들어도, ‘나랑은 안 맞는 음식’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당뇨 진단 이후엔 뭐든 붙잡고 싶어졌습니다. 혈당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다면 뭐든 해보자는 심정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인터넷에서 무슨 글을 봤다며 톳나물을 삶아 밥 위에 얹어줬습니다. “이거 혈당 낮추는 데 좋다더라”면서요.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그냥 순순히 먹었어요. 아내 말에 거절할 힘도 없을 만큼 지쳐 있었거든요.
낯설고 이상했던 첫 도전
톳 씹는 느낌이 싫었어요
처음엔 솔직히 별로였습니다. 바다 냄새가 확 나는 것도 부담스럽고, 질감도 뭔가 고무줄 씹는 느낌 같았어요. 익숙하지 않으니 더 그랬겠죠. 그렇게 몇 번 해조류 반찬을 먹었지만, 손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아예 끊고 있었죠. ‘이건 내 식단에 안 맞아’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이상한 경험을 했습니다. 점심에 톳나물 넣은 도시락을 먹고 나서 2시간 뒤에 혈당을 쟀는데, 128이었거든요. 원래는 비슷한 메뉴를 먹으면 160~170은 기본이었어요. 혹시나 싶어서 다시마도 넣어보고, 미역줄기볶음도 해봤습니다. 물론 맛은 아직까지 입에 안 붙었지만, 혈당 수치가 눈에 보이니까 달라지더라고요. 그때부터 해조류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바다를 마주하다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어요
처음엔 무작정 많이 먹었습니다. ‘좋다니까 많이 먹으면 더 좋겠지’라는 단순한 생각으로요. 미역국을 하루 두 번 먹고, 톳무침을 가득 담아 반찬으로 챙겼죠. 결과는… 속이 더부룩하고, 변이 묽어졌습니다. 그날은 회사에서도 화장실만 왔다 갔다 했네요.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다음엔 너무 줄였습니다. 무서워서 손톱만큼씩만 먹었죠. 당연히 효과도 없어졌습니다. 결국 내 몸에 맞는 적정량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는 하루에 해조류 반찬 하나, 간식으로 다시마칩 몇 조각 정도가 가장 편했습니다. 물론 소금은 최소로 줄였고요.
변화는 그렇게 천천히 찾아왔습니다
다시마 샐러드로 바꾼 점심 도시락
아내가 새롭게 시도한 요리가 있었어요. 바로 다시마 샐러드였습니다. 데친 다시마를 채 썰고, 오이랑 양파, 적채를 넣어서 식초로 살짝 무쳐낸 거죠. 처음엔 ‘이게 뭐야’ 했는데, 신기하게도 며칠 먹다 보니 입맛이 당기기 시작하더군요.
그 이후 제 도시락은 매일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흰 쌀밥은 잡곡밥으로, 김치 대신 미역줄기볶음이나 꼬시래기가 반찬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식후 혈당은 140을 넘지 않는 날이 많아졌고, 점점 몸이 가볍다고 느껴졌습니다. 사무실에서 졸지 않는 날이 늘어난 것도 그 즈음부터였어요.
혈당 낮추는 해조류, 이제는 내 식단의 기본
정제탄수화물보다 먼저 찾는 바다 반찬
요즘은 장을 볼 때 가장 먼저 해조류 코너를 둘러봅니다. 말린 미역, 다시마, 톳, 한천 같은 것들을 하나씩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무염으로 가공된 다시마칩도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간식처럼 먹고요. 과자보다 훨씬 낫습니다.
특히 다시마나 톳처럼 식이섬유가 풍부한 해조류는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줘서 식사량 조절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예전에는 밥 한 공기 반을 먹고도 간식 찾았는데, 지금은 해조류 반찬만 제대로 챙겨도 허기가 덜합니다. 아침에도 해조류죽을 자주 먹고 있고, 저녁은 해조류 된장국과 나물로 간단히 마무리합니다.
내가 매일 활용하는 해조류 종류별 특징과 섭취 팁
해조류 종류 | 활용법 | 맛/식감 적응기 | 혈당 반응 | 꾸준히 먹게 된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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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마 | 데쳐서 채 썰어 샐러드나 무침에 활용, 육수용으로도 좋음 | 처음엔 미끌거림 때문에 손이 잘 안 갔음. 식초나 유자청 더하니 입에 맞기 시작 | 식후 혈당 상승 폭이 확실히 줄어듬. 다시마 먹은 날은 피크 수치가 낮음 | 질리지 않고 다양하게 조리 가능. 해장 느낌도 있어서 속도 편함 |
미역 | 국으로 먹거나 냉채로 섭취. 건미역 불려서 활용 | 향에 거부감 있었지만 며칠 지나니 괜찮아짐. 요즘은 국 없이 밥이 허전함 | 미역국 먹은 날은 공복혈당도 낮게 유지되는 경향 있음 | 위에 부담이 없고, 속이 따뜻하게 편안해지는 느낌 |
톳 | 무침, 비빔밥, 주먹밥 등에 활용. 톳밥으로도 자주 사용 | 톳 특유의 식감이 처음엔 낯설었음. 간장양념이랑 비비니 중독성 생김 | 식후 혈당 그래프가 완만해짐. 특히 탄수화물 많은 식사 시 효과적 | 톳 먹고 나면 변비도 줄고, 복부 팽만감 없어짐 |
미역줄기 | 볶아서 반찬으로 자주 먹음. 도시락 반찬으로도 잘 어울림 | 처음엔 씹는 맛이 심심했지만 간장, 참기름 더하니 식감 살아남 | 미역줄기만으로 혈당 급등 억제되는 건 아니지만, 다른 반찬과 조합할 때 효과적 | 씹는 재미가 있고, 배 속이 깔끔해지는 느낌 |
한천 | 젤리 형태나 묵으로 섭취. 간식 대체로 활용 | 간단한 간식으로 딱 좋음. 식감이 좋아서 만족도 높음 | 간식류 중 혈당 영향 거의 없음. 포만감 주면서도 안전함 | 과자 끊고 한천 먹기 시작한 후 공복 혈당 안정에 도움 |
요즘도 가끔 실수는 합니다
외식의 유혹은 늘 무섭죠
가끔 회식 자리에서 제어를 못할 때도 있습니다. 고기집에서 해조류가 있겠습니까… 그날은 어쩔 수 없이 많이 먹게 되죠. 그러면 다음 날 아침 혈당은 바로 반응합니다. 평소보다 30~40은 더 높게 나옵니다. 그럴 땐 다시 해조류로 돌아갑니다. 하루 이틀만 해조류 위주 식단으로 조절하면 다시 안정을 찾습니다. 그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해조류는 내 몸의 리셋 버튼’ 같은 느낌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가족도 같이 먹습니다
아내와 아들도 함께 바뀐 식습관
처음엔 저만 따로 해조류 식단을 챙겨 먹었는데, 어느 순간 아내도 따라 하기 시작했고, 대학생 아들도 “몸이 좀 덜 무겁다”고 하더라고요. 가족 모두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더 애착이 갑니다. 명절 음식에도 다시마초무침이 들어가고, 제사상에도 미역줄기나 톳무침이 빠지지 않게 되었죠.
집에서 해조류를 다양하게 요리하는 노하우도 늘었습니다. 다시마는 국물 우려내고, 남은 건 채 썰어 볶고, 미역은 냉채로도 만들고… 해조류라는 게 참 다양하더군요. 이제는 제 블로그에서도 해조류 레시피를 자주 소개하게 됐습니다.
마음속에 남은 한 마디
“처음엔 억지로 먹었지만, 지금은 없으면 허전합니다.”
혈당 낮추는 해조류는 어느 날 갑자기 효과를 주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제 몸을 바꾸고 있습니다. 수치로 확인되고, 기분으로도 느껴지고, 생활까지 바뀌게 만들었습니다. 요즘도 가끔 슈퍼에서 다시마나 미역을 고를 때면 문득 웃음이 나옵니다.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당뇨 관리에 정답은 없지만, 저처럼 혈당 낮추는 해조류로 돌파구를 찾은 사람도 있다는 걸 꼭 전하고 싶습니다. 억지로 먹는 것이 아니라, 몸이 먼저 알아보고 반응하는 그 순간이 분명히 올 겁니다.
“혈당이 잔잔해질수록, 삶도 잔잔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