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느꼈던 몸의 이상함, 그 시작
40대 들어서면서 예전이랑 확실히 달라졌다는 걸 몸으로 느끼고 있어요. 예전 같으면 밤늦게 치킨 한 마리 뚝딱하고 자도 다음 날 멀쩡했는데, 요즘은 그런 날이 있으면 자고 일어나도 몸이 무겁고, 머리도 띵하더라고요.
처음엔 단순히 나이 때문인가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어느 날 아침 공복에 유난히 피곤하고, 식사 후에는 눈꺼풀이 자꾸 처지는 거예요. 심지어 식후엔 심장이 벌렁거릴 때도 있었고요.
그게 계속 반복되니까 ‘혹시 내가 혈당이 높아진 걸까?’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족 중에 당뇨 있으신 분도 있어서 괜히 걱정도 되고요.
결국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해봤는데, 정말 충격적이게도 공복혈당이 경계치 가까이 나왔어요. 딱히 병이라 하긴 애매하지만, 가만히 두면 당뇨 전단계라는 거였어요.
혈당이 높으면 겪게 되는 몸의 변화들
병원에서 결과를 듣고 나서야, 그동안 겪었던 몸의 신호들이 전부 혈당 때문이었단 걸 알게 됐어요.
가장 먼저 느껴졌던 건 아침 피로감이었어요. 잠을 제대로 자도 개운하지 않았고, 머리도 맑지 않았어요.
그리고 식후 졸림. 밥만 먹고 나면 눈이 저절로 감겼어요. 회사 다닐 때 회의하다가 고개 끄덕였던 기억도 있고요.
세 번째는 이상한 갈증이었어요. 물을 마셔도 마셔도 목이 마른 느낌. 그러면서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됐고, 밤에도 두세 번씩 깨서 물 마시고 화장실 다녀오고 그랬어요.
이런 게 계속 반복되니까 집중력도 떨어지고, 일상생활이 진짜 불편해졌어요. 단순히 피곤한 게 아니라 ‘내 몸이 지금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 시작한 행동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 싶어서 바로 식습관부터 고치기로 했어요.
첫 번째는 아침을 챙겨 먹는 거였어요. 예전엔 바쁘다는 핑계로 아예 안 먹고 다녔거든요. 근데 오히려 공복시간이 너무 길어지면서 혈당이 더 들쭉날쭉해졌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이제는 꼭 아침을 먹어요. 단, 흰쌀밥 대신 현미밥, 혹은 귀리 넣은 밥. 반찬도 단백질 위주로, 계란이나 두부 같은 걸 넣고요.
두 번째는 군것질 줄이기. 사실 저는 빵순이였거든요. 오후 3~4시쯤이면 꼭 단 거, 빵, 커피 믹스 이런 걸 챙겨 먹었어요. 근데 그게 혈당에 얼마나 안 좋은지 알고 나서는 바꿨어요.
지금은 그 시간에 삶은 달걀 하나나 오이나 방울토마토 몇 개로 바꾸고, 커피는 무조건 블랙으로만 마셔요.
운동도 빼놓을 수 없더라고요. 혈당 관리엔 걷기가 최고라고 해서 저녁 먹고 30분씩 무조건 걷고 있어요. 처음엔 귀찮았는데, 지금은 습관처럼 몸이 저절로 움직이더라고요.
변화가 오기까지 얼마나 걸렸냐면요
변화는 생각보다 천천히 왔어요. 처음 2주는 큰 차이를 못 느꼈고, 오히려 식단 바꾸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먹고 싶은 거 참고, 습관처럼 손이 가는 걸 멈추는 게 진짜 스트레스였거든요.
근데 3주쯤 지나면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좀 가벼워졌어요. 예전처럼 침대에 누워 ‘하… 일어나기 싫다’는 기분이 아니라 ‘일어나볼까?’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어요.
4주 차부터는 식후 졸음도 덜해지고, 피로감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했는데, 공복혈당 수치가 실제로 낮아졌다는 말도 들었고요.
가장 놀라운 건, 예전보다 식사량은 줄었는데 배고픔이 덜하다는 거예요. 혈당이 안정되니까 몸이 훨씬 덜 예민해지더라고요.
생활 속에서 계속 신경 쓰게 되는 것들
요즘은 외식할 때도 메뉴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어요. 예전엔 무조건 맛 위주, 자극적인 거 좋아했는데, 이제는 탄수화물 적고 단백질 많은 쪽으로 눈이 먼저 가요.
국물 있는 음식은 가능한 피하고, 설탕 들어간 음식은 아예 안 먹으려고 해요. 카페 가면 디저트 유혹이 있지만, 블랙커피 하나 시키고 책만 보다 나와요.
운동도 걷기 외에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근력 운동을 추가했어요. 나이 들수록 근육량이 줄면 혈당 조절도 어려워진다더라고요. 그래서 하루에 15분이라도 스쿼트랑 플랭크는 꾸준히 하고 있어요.
수면도 중요하더라고요. 요즘은 밤 11시 전에 자려고 노력해요. 수면 부족이 혈당에도 영향을 준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는 절대 무리하지 않아요.
느낀 점과 앞으로의 방향
혈당이 높다는 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몸의 경고’더라고요. 예전에는 그냥 피곤한 거라고 넘겼던 증상들이, 지금 생각하면 전부 신호였어요.
만약 그때 병원 안 갔으면, 그냥 계속 그렇게 살았을 거예요. 그럼 어느 날 진짜 당뇨 진단 받고 충격 받았겠죠.
지금은 숫자 하나하나에 너무 예민하지 않고, 내 몸이 말해주는 변화에 귀 기울이려고 해요. 예전보다 더 나를 챙기게 됐고, 그게 오히려 삶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혈당 관리에 있어서 절대 방심하지 않을 거예요. 그냥 무조건 단 거 안 먹고, 무조건 운동하는 게 아니라, 내 몸과 계속 대화하면서 유연하게 조절해보려 해요.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한마디
혈당이 높으면 몸이 먼저 반응해요. 그걸 무시하면 언젠가 큰 대가로 돌아오더라고요.
한 줄 요약하자면, 혈당이 높다는 건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내 몸이 보내는 ‘도와달라’는 사인이라는 걸 꼭 기억하셔야 해요.
지금 느끼는 그 피로감, 졸림, 갈증이 전부 작은 시작일 수 있어요. 절대 방심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