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식단, 생각보다 고민이 많아요
제가 당뇨 진단을 받은 건 벌써 2년 전이에요. 정확히 말하면 공복혈당이 126이 넘어서 경계 단계에서 시작됐죠. 그때부터 식단을 완전히 바꿨어요. 탄수화물 줄이고, 단 음식은 거의 끊고, 하루 세끼를 혈당 생각하면서 먹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간식’이었어요. 밥은 조절이 되는데, 가끔 뭔가 씹고 싶고 당기는 순간이 오면 견디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특히 밤 되면 괜히 입이 심심해지는 날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무엇을 먹어야 덜 죄책감이 들까’ 고민하게 되는데, 어느 날 어머니가 삶은 밤을 꺼내주시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밤은 당도가 있는 식품이라 좀 걱정됐어요. 그런데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밤은 자연식이라 괜찮다”였는데,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직접 먹어보고, 혈당 체크해보면서 제가 어떻게 조절했는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삶은 밤, 처음엔 불안했어요
그날 저녁은 평소대로 현미밥에 닭가슴살, 나물 반찬으로 먹었어요. 저녁 먹고 나서 한두 시간 정도 지났을 때쯤이었어요. 어머니가 삶은 밤을 한 접시 꺼내셨는데, 진짜 노릇노릇한 게 보기만 해도 군침 돌더라고요.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 싶어서 하나를 먹었는데, 너무 고소해서 멈출 수가 없었어요. 결국 3개를 먹었어요. 평소 같으면 그냥 맛있게 먹고 끝났을 텐데, 그날은 이상하게 불안하더라고요. 그래서 혈당을 체크해봤어요.
제가 쓰는 혈당기는 식후 2시간 혈당 기준으로 체크하는데, 삶은 밤 먹기 전보다 28 정도가 올라 있었어요. 너무 놀라운 수치는 아니었지만, ‘밤도 그냥 탄수화물이구나’라는 걸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어요.
그 다음날부터 조금씩 실험해봤어요
그날 이후로 밤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어요. 도대체 삶은 밤이 내 몸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언제 먹으면 덜 올라가는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며칠간은 밤을 일부러 챙겨 먹으면서 혈당 수치를 재보기로 했어요.
먼저 아침 공복에 삶은 밤 2개만 먹어보고, 30분, 1시간, 2시간 단위로 측정했어요. 결과는 예상대로 공복 혈당에서 20 이상이 오르긴 했지만, 급격하게 튀는 수치는 아니었어요. 밥 한 공기 먹을 때보다는 훨씬 나았고요.
또 하루는 식사랑 같이 밤을 먹었고, 또 하루는 식후에 디저트로 따로 먹었는데, 식사랑 같이 먹었을 때는 혈당 변화가 더 완만했어요. 식후 간식처럼 먹었을 때는 확실히 혈당이 더 튀더라고요.
삶은 밤을 ‘식사’로 쓸 수 있을까?
여기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어요. 탄수화물 섭취량을 일정하게 조절해서 ‘밥 대신 밤’을 먹어본 거예요. 예를 들어 현미밥 100g 대신 삶은 밤 5~6알을 먹고, 반찬은 동일하게 구성했죠.
이 조합은 꽤 괜찮았어요. 평소 식후 2시간 혈당이 160 전후였다면, 밤으로 대체한 날은 140대였어요. 오히려 더 안정적인 수치가 나왔어요. 물론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제 기준에서는 밥보다 밤이 혈당 상승 폭이 더 작았어요.
그래서 이후로는 가끔 아침 식사나 간편한 한 끼 대용으로 삶은 밤을 활용하기도 해요. 특히 외출 전 시간이 없을 때, 삶은 밤 4~5알에 삶은 달걀 하나 정도 조합이면 포만감도 있고 괜찮더라고요.
포만감도 생각보다 오래가요
삶은 밤은 천천히 꼭꼭 씹어 먹게 되잖아요. 그게 포인트예요. 천천히 먹으니까 과식할 일이 없고, 포만감도 오래가요. 단맛도 있으면서 인공적이지 않아서 당기는 맛이 아니라 부드럽게 달달한 맛이라 위에 부담도 없었고요.
저처럼 당 관리 중일 때는 입에 단맛을 못 느껴서 우울할 때가 있는데, 삶은 밤은 그 아쉬움을 채워주기 딱 좋았어요. 특히 군것질 대신 먹을 수 있는 간식으로는 최고라고 생각해요.
주의할 점도 있어요
물론 삶은 밤도 많이 먹으면 안 돼요. 당지수(GI)는 낮지만, 탄수화물 함량 자체는 높아요. 보통 밤 하나에 6~7g 정도 탄수화물이 들어가 있어서, 많이 먹으면 밥 두 공기 먹은 거랑 똑같은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하루 3~5알 정도로 정해두고 있어요. 밥 대용일 때는 6알까지 먹기도 하지만, 간식일 때는 최대 3알로 제한하고 있어요. 그렇게 하면 혈당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더라고요.
당뇨 관리하면서 얻은 삶의 균형
예전에는 당뇨 걸리면 진짜 아무것도 못 먹는 줄 알았어요. 다 제한하고, 다 피해야 할 것처럼만 들렸거든요. 그런데 막상 생활해보니까, 방법을 알면 충분히 즐기면서 관리할 수 있더라고요.
삶은 밤 같은 자연식 식품은 그런 점에서 제게 큰 위안이 됐어요. 뭔가를 끊는 게 아니라, 바꾸는 거. 그게 당뇨 식단의 핵심 같아요. 덕분에 지금은 혈당도 안정되고 있고, 먹는 즐거움도 포기하지 않고 있어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드리는 팁
– 삶은 밤은 식사와 함께 먹는 게 혈당 상승을 줄이는 데 더 좋아요.
– 간식으로 먹을 땐 3알 이하로 제한하세요.
– 밥을 대체할 경우 탄수화물 양을 감안해서 전체 식사 구성을 맞추면 효과적이에요.
– 가능하면 식후 1~2시간 혈당 체크하면서 본인에게 맞는 양을 찾는 게 좋아요.
한 줄 요약
삶은 밤, 당뇨 있어도 상황에 맞게 먹으면 혈당 안정에도 도움 되고 간식으로도 훌륭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