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 간식, 직접 고르고 먹어본 솔직한 후기

제가 당뇨 진단을 받은 건 벌써 4년 전이에요. 처음엔 믿기지도 않았고, 병원에서 수치 보면서도 ‘설마 내가?’ 싶은 마음이 컸죠. 가족력이 있다 보니 어느 정도 예감은 있었는데, 막상 ‘당뇨’라는 단어를 듣고 나니까 현실감이 확 밀려오더라고요. 병원 문을 나서면서부터 머릿속에 떠오른 건 ‘이제 단 것도 못 먹겠구나’였어요.

솔직히 전 단 걸 엄청 좋아했거든요. 하루에 초콜릿 두세 개는 기본이고, 과자나 케이크도 자주 먹었어요. 그런데 당뇨 진단을 받고 나서 그런 식습관을 바로 바꿔야 한다니까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오늘은 제가 당뇨 환자로서 간식을 어떻게 조절하게 됐고, 어떤 간식들이 실제로 도움이 됐는지, 실패한 것도 포함해서 진짜 현실적인 경험을 써보려고 해요. 혹시 당뇨 진단 받고 간식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요.

당뇨 진단 후 간식 끊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처음 진단 받고 나서는 정말 단 음식을 완전히 끊었어요. 집 냉장고랑 서랍 안에 있던 과자, 초콜릿, 설탕 들어간 음료 전부 버렸어요. 무조건 철저하게 조절해야 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사람 마음이란 게, 갑자기 다 끊으니까 금단 현상이 오더라고요.

저녁 먹고 나면 괜히 허전하고, TV 보면서 뭔가 입이 심심하고. 그때마다 참고 참다가 어느 날은 몰래 아이들 과자 하나씩 먹었어요. 그러면 또 죄책감이 밀려오고, 다음 날 혈당이 확 올라있으면 더 우울해지고. 이게 반복되니까 멘탈도 좀 흔들렸어요.

그때 느낀 게 있어요. 무조건 안 먹는 게 능사가 아니라, 먹을 수 있는 간식을 찾아서 적절하게 즐기는 게 훨씬 오래 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거요. 그래서 그때부터 진짜 간식 탐구생활을 시작했어요.

시도해본 간식들, 실패와 성공이 공존했던 과정

1. 견과류 – 처음엔 믿고 먹었다가, 양 조절 실패

많은 당뇨 관련 자료에 보면 견과류가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아서 좋다고 나오잖아요. 그래서 처음엔 아몬드, 호두, 캐슈넛 이런 걸 대량으로 사뒀어요. 회사에도 챙겨가고, 차에도 두고 먹었죠.

문제는 ‘좋다고 해서’ 너무 자주, 너무 많이 먹은 거예요. 당은 안 올라가도 칼로리는 무시 못 하거든요. 체중이 조금씩 늘기 시작하더니, 결국 혈당 수치에도 영향을 주더라고요. 그래서 알게 됐어요. ‘좋은 음식도 많이 먹으면 안 된다’는 당연한 진리를요. 지금은 하루 한 줌, 약 20~25g만 정해서 먹고 있어요.

2. 오트밀 쿠키 – 만들어 먹는 재미도 있었지만 번거로움도 컸어요

한창 쿠키 만들어 먹을 때가 있었어요. 오트밀이 혈당지수가 낮고 식이섬유도 많다길래 직접 무설탕 오트밀 쿠키를 만들어 봤거든요. 유튜브 보고 따라 해서 아몬드 가루, 스테비아, 바나나 이런 걸로 반죽해서 오븐에 굽고.

처음엔 꽤 괜찮았어요. 고소하고 달달하면서도 부담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이게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거예요. 퇴근하고 피곤한데 쿠키 굽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며칠 하다 보니 지치고, 재료도 자주 떨어지고, 결국 다시 시판 제품으로 눈이 돌아갔어요.

그래도 이때 경험 덕분에, 뭘 넣고 뭘 빼야 몸에 덜 부담되는지 감이 좀 생기긴 했어요.

3. 당뇨 전용 요거트 – 맛은 별로지만 익숙해지면 괜찮았어요

마트에 가보면 당뇨 전용으로 나온 무가당 요거트나 저당 요거트가 꽤 있어요. 처음엔 그 밍밍한 맛이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그냥 요구르트라기보단 뭔가 건강 보조식품 먹는 느낌?

그런데 꾸준히 먹다 보니까 오히려 단맛 나는 요거트는 못 먹겠더라고요. 저는 거기에 아몬드 몇 알이나 블루베리 몇 개 정도 얹어서 먹는 걸 좋아해요. 요거트는 속도 편하고, 출근 전에 가볍게 한 컵 먹기도 좋고요.

4. 무설탕 초콜릿 – 기대보다 아쉬웠던 맛

당뇨 간식 중에 제일 기대했던 게 무설탕 초콜릿이었어요. 초콜릿을 진짜 좋아했거든요. 드디어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날이 왔구나 싶었는데, 막상 먹어보니까 너무 달거나, 맛이 너무 밍밍하거나, 둘 중 하나더라고요.

스테비아나 말티톨 같은 대체감미료가 들어가긴 하는데, 제 입맛엔 그 특유의 쌉쌀한 맛이 잘 안 맞았어요. 지금은 아예 진한 다크초콜릿으로 바꿨고, 하루 한 조각만 정해두고 먹어요. 85% 이상 카카오 함량 있는 걸로요.

지금은 어떤 간식을 먹고 있냐면요

이제는 좀 루틴이 생겼어요. 출근 전엔 요거트, 오전 간식으로는 삶은 달걀이나 삶은 고구마 반 개. 점심 먹고 나서는 가볍게 블랙커피 한 잔에 견과류 조금. 저녁 이후엔 가능한 간식은 안 먹지만, 입이 심심할 땐 무가당 두유를 조금 마셔요.

가끔 당 떨어질 때는 바나나 반 개나 사과 한 조각 정도는 먹는데, 무조건 양 조절이 핵심이에요. 그리고 과일 먹는 타이밍도 중요하더라고요. 공복에는 피하고, 식사 후에 조금만 먹는 식으로요.

간식이라고 해서 꼭 ‘단 거, 짭짤한 거’일 필요는 없더라고요. 배고픔을 달래고, 입이 심심한 걸 채워주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느낀 점과 바뀐 생각들

간식도 결국 습관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처음엔 단 거 끊는 게 세상 제일 힘든 일 같았는데, 이제는 오히려 달콤한 음식은 부담스럽게 느껴질 정도예요. 입맛이 진짜 바뀌긴 바뀌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크게 느낀 건, 간식을 완전히 끊으려고 하면 오히려 폭식하거나 스트레스받는다는 거예요. 차라리 내 몸에 맞는, 당에 덜 영향을 주는 간식을 찾는 게 훨씬 현실적이에요. 간식도 조절해서 즐길 수 있는 거니까요.

당뇨 환자라고 해서 간식을 아예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먹어도 되는 간식을 정확히 알고, 적당히 즐기는 게 훨씬 지속 가능한 방법이더라고요.

마무리하며

당뇨 진단을 받고 간식 하나 먹는 것도 눈치 보고, 불안해했던 시간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젠 제 몸에 맞는 간식을 찾고, 조절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혹시 저처럼 당뇨 진단 받고 간식 때문에 고민 많으신 분들 있다면, 포기하지 마시고 본인에게 맞는 간식을 직접 찾아보세요. 실패도 있고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분명히 나만의 간식 리스트가 생기게 될 거예요.

한 줄 요약

당뇨 환자도 간식을 즐길 수 있어요, 중요한 건 ‘무엇을, 얼마나, 언제 먹느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