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과자, 제가 직접 먹어본 솔직한 이야기

당뇨 진단 이후, 가장 먼저 바뀐 건 간식 습관이었어요

제가 당뇨 진단을 받은 건 40대 초반이었어요. 평소에 단 음식을 엄청 좋아했던 것도 아니고, 몸무게도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어느 날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 수치가 높게 나왔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당뇨 관리를 시작하게 됐죠. 운동이랑 식단 조절은 기본이고, 가장 먼저 손을 댄 게 간식이었어요. 예전에는 일하다가 배고프면 무조건 초코바나 감자칩 같은 걸 집어 들었는데, 그걸 다 끊어야 했거든요.

처음엔 그냥 무조건 안 먹는 게 답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아예 과자 코너는 쳐다보지도 않았죠. 그런데 막상 그렇게 몇 주가 지나니까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더라고요. 저도 사람이니까 당 떨어질 때 뭔가 씹고 싶은 충동이 생기잖아요. 그걸 참으려니 자꾸 폭식을 하게 되고, 이게 오히려 혈당 관리에 더 안 좋다는 걸 느꼈어요.

시중 당뇨 과자들, 다 같은 당뇨 과자가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한 게 ‘당뇨 과자’ 찾기였어요. 처음에는 마트나 편의점에서 ‘무설탕’이라는 말만 보면 집어왔어요. ‘설탕 안 들었으니까 괜찮겠지’ 싶었거든요. 근데 진짜 그게 큰 착각이더라고요. 무설탕이라고 해도 당류 대신 들어간 ‘말티톨’이나 ‘소르비톨’ 같은 당알코올이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경우가 많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어요. 실제로 무설탕 초콜릿 하나 먹고 2시간 뒤 혈당 재봤는데, 50 가까이 치솟은 적도 있었어요.

그 이후로는 아예 성분표 확인을 기본으로 하게 됐어요. 포장 뒷면을 꼭 읽어보면서 당알코올, 포도당, 액상과당 같은 성분이 있는지 하나하나 체크하고 있어요. 인터넷에도 ‘당뇨 간식’이라고 팔지만, 자세히 보면 그냥 일반 건강 간식인 경우도 많더라고요. 당뇨에 특화된 식품은 확실히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직접 사 먹어보고 괜찮았던 당뇨 과자들

제가 진짜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봤어요. 온라인몰부터 시작해서 당뇨인들 전용 마켓도 구경해보고, 리뷰 하나하나 참고하면서 괜찮다 싶은 건 전부 사봤어요. 물론 실패도 많았죠. 어떤 건 맛이 너무 없어서 한 입 먹고 버리기도 했고, 어떤 건 너무 딱딱해서 치아가 나가는 줄 알았고요.

그 중에서 꾸준히 사먹고 있는 건 몇 가지 있어요.

1. 저탄수 오트밀 쿠키

이건 온라인 당뇨 전용 쇼핑몰에서 주문했는데, 귀리랑 아몬드가 주재료예요. 당류는 거의 없고, 혈당 올리는 속도도 느려요. 식감은 일반 쿠키보다는 덜 달고 조금 퍽퍽하지만, 커피랑 같이 먹으면 괜찮더라고요. 혈당에도 거의 영향이 없었어요.

2. 에리스리톨 함유 수제쿠키

에리스리톨은 혈당에 거의 영향을 안 주는 당알코올이라 괜찮다고 해서 사봤어요. 맛은 일반 쿠키보다 조금 심심한 느낌인데, 그래도 단맛은 느껴지고 과자 먹는 기분은 나요. 간식 먹고 싶은 욕구를 달래기엔 이 정도면 충분하더라고요.

3. 단백질 과자 (닭가슴살칩, 두유칩)

처음엔 ‘이걸 과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바삭한 식감이 있고, 포만감이 있어서 저녁 전에 출출할 때 몇 조각 먹으면 딱이에요. 게다가 단백질 위주라서 혈당 걱정도 덜하고요.

당뇨 과자를 찾으면서 겪은 좌절감도 있었어요

솔직히 당뇨 간식 찾는 과정이 늘 순탄했던 건 아니에요. 한 번은 유명하다는 저당 초콜릿을 먹었는데, 다음날 아침 혈당이 150 넘게 나와서 충격이었어요. 그 초콜릿도 무설탕이라고 돼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GI 지수가 높은 원재료가 들어 있었더라고요.

또 한 번은 ‘당뇨 전용’이라는 타이틀만 보고 신뢰했던 제품이, 사실은 일반식이랑 별 차이 없는 구성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 배신감이 들기도 했어요. 결국엔 직접 먹어보고, 혈당기로 체크해보면서 나한테 맞는 걸 찾아가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간식 하나에도 민감해지는 나를 보면서

예전엔 그냥 배고프면 과자 하나 집어 먹는 게 당연했는데, 지금은 진짜 한 조각도 조심스러워요. 식사만큼이나 간식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니까요. 처음엔 이게 너무 귀찮고 억울했어요. “왜 나는 이런 거까지 신경 써야 하지?”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근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이게 나를 더 건강하게 만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간식 하나에도 내가 어떤 걸 먹고 있는지 고민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성분표 읽는 습관도 생기고, 혈당 패턴도 분석하게 되니까요. 결과적으로 지금은 공복혈당도 안정됐고, 식후 혈당도 전보다 훨씬 덜 출렁거려요.

결론적으로, 당뇨 과자는 ‘먹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니라 ‘잘 골라야 할 것’이에요

당뇨가 있다고 해서 간식을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먹고 싶은 걸 참는 스트레스가 더 안 좋을 수 있어요. 대신에 어떤 간식을 고를지, 어떻게 먹을지, 얼마나 먹을지를 잘 고민하면 됩니다. 제 경우엔 하루 한 번, 양 조절해서 먹고 있어요. 그리고 가능하면 식후에 조금만 먹고요. 이렇게 하면 혈당에도 큰 영향 없이 즐길 수 있더라고요.

지금도 간식 먹고 싶을 땐 고민해요. ‘이게 내 혈당에 어떤 영향을 줄까?’ 하는 생각부터 하게 되거든요. 하지만 그런 고민이 쌓여서 결국 건강한 습관이 만들어지는 거라고 믿고 있어요.

한 줄 요약

당뇨 과자는 무조건 피할 게 아니라, 나에게 맞는 걸 잘 찾아서 스트레스 없이 건강하게 즐기는 게 더 중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