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전단계 진단 받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검진 결과지를 받아본 건 딱 1년 전이었어요. 평소에도 피곤이 잦고, 유독 식후 졸음이 심하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그게 당뇨랑 연관됐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거든요. 혈당 수치가 경계선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정식으로 말하자면 ‘공복혈당장애’라고 하더라고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죠. 부모님이 당뇨병을 앓으셨고, 발이 저려서 고생하시는 걸 어릴 때부터 봐왔거든요. 나는 그런 일 없겠지 했는데 막상 그 문턱에 와있다니, 그날 이후로 식단이든 생활습관이든 다 갈아엎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처음엔 식단을 줄이는 것만으로 버텨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식사량만 줄이니까 오히려 허기가 더 심해져서 간식을 더 찾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게 허브차였어요. 커피나 탄산처럼 당이 들어가지 않고도 뭔가를 마실 수 있다는 게 처음엔 생소했지만, 시도해보지 않으면 변화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처음 궁금했던 건 ‘정말 마시는 것만으로 혈당이 달라지나?’였어요
몸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이나 차들이 많잖아요. 근데 그런 정보 중에 절반은 그냥 ‘카더라’에 불과하다는 걸 블로그 하면서도 많이 느꼈거든요. 그래서 허브차도 의심스러운 눈으로 봤어요. 말만 번지르르하고 실제로는 별 차이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강했죠.
그러다가 직접 마셔보면서 몸 상태를 기록해보기로 마음먹었어요. 당시에 혈당 측정기를 하나 장만해서 공복, 식후 2시간, 잠들기 전까지 데이터를 쌓았고, 차를 마신 날과 안 마신 날을 비교하면서 제 나름의 패턴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허브차는 그냥 입이 심심해서 마시는 음료가 아니라, 내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는 ‘실험’ 대상이 되었죠. 어느새 일기처럼 기록하고 있더라고요.
허브차 종류마다 효과가 조금씩 달랐어요
루이보스차는 진입 장벽이 낮아서 꾸준히 마시게 되더라고요
루이보스차는 사실 처음에 별 기대 없이 마시기 시작했어요. 카페인이 없고, 붉은빛 나는 따뜻한 색감이 마음을 편하게 해줬던 게 가장 먼저 느낀 매력이었죠.
맛은 구수한 편인데, 강하지 않아서 식사 후 마시기 좋았고요. 놀랍게도 이 차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야식 욕구가 줄었어요. 당뇨 전단계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게 식후 혈당인데, 밤에 괜히 입이 심심해서 뭔가 집어먹게 되는 걸 루이보스차가 막아줬던 느낌이 있었죠.
확실한 수치 변화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밤중 혈당이 안정되면서 아침 공복혈당이 덜 튀는 걸 느꼈어요. 나처럼 허기 때문에 자꾸 야식을 먹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허브차예요.
여주차는 효과가 확실한데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필요했어요
당뇨 관련 정보를 검색하다 보면 항상 등장하는 게 바로 여주차예요. 처음엔 그게 무슨 열매인지도 몰랐는데, ‘쓴 오이’라는 별명을 들으니까 대충 감이 오더라고요.
한마디로 말하면… 진짜 쓰긴 써요. 처음 마셨을 땐 이걸 왜 마시지 싶었고, 두 번째 마실 땐 반 컵만 따랐고, 세 번째쯤 되니까 그냥 입 다물고 마시게 되더라고요.
근데 희한한 게, 1~2주만 지나면 맛보다 효과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여주차를 마시고 나서부터는 공복혈당이 눈에 띄게 낮아졌고, 식후 혈당도 덜 튀었어요.
식사량은 크게 줄이지 않았는데도 혈당 곡선이 한결 잔잔해진 느낌이 있었고요. 이게 여주차 덕분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마시기 전과 후의 수치 차이를 보면 저는 지금도 여주차를 일주일에 몇 번씩은 챙겨 마시고 있어요.
백차는 몸에 부담이 적고 은근히 중독성 있어요
백차는 사실 친구 추천으로 접하게 됐는데, 처음엔 ‘차가 다 비슷하지 않나?’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마셔보면 차이가 느껴져요. 백차는 굉장히 부드럽고, 뭔가 맑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녹차처럼 텁텁함도 없고, 카페인도 낮아서 오후에 마시기 딱 좋아요. 특히 스트레스가 많거나 머리가 무겁게 느껴질 때 한잔 마시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있어요.
저는 이 차를 스트레스를 줄이고 감정 기복을 다스리는 데 도움 받은 쪽이에요. 혈당은 감정 상태에 따라도 민감하게 반응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백차가 제게 준 효과는 꽤 의미 있었습니다.
페퍼민트차는 혈당보다는 소화 쪽에 더 효과 있었어요
페퍼민트차는 사실 혈당 때문에 마시기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식후에 배가 더부룩하거나, 트림이 자주 나올 때 한 번씩 마셔봤는데 그게 괜찮더라고요.
소화가 잘되니까 전체적인 식사 패턴도 안정되고, 과식도 줄어들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혈당 관리도 수월해졌고요. 직관적인 수치 변화는 아니지만, 생활 패턴 자체가 부드럽게 돌아가기 시작한 느낌이 들었어요.
허브차를 마시면서 생긴 또 다른 변화들
처음엔 혈당 때문에 시작했지만, 허브차를 꾸준히 마시다 보니 일상이 조금씩 바뀌었어요. 가장 큰 변화는 ‘물처럼 마시는 음료’가 바뀌었다는 점이었어요.
예전엔 커피를 하루에 두세 잔씩 마셨고, 간혹 콜라도 한 캔씩은 했거든요. 근데 허브차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굳이 당 들어간 음료를 찾지 않게 되더라고요. 무언가 따뜻한 걸 마시는 것 자체가 습관이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간식도 줄고, 공복 시간도 늘어났어요.
요즘은 아침에 여주차, 점심 이후엔 루이보스나 백차, 저녁엔 페퍼민트차 이런 식으로 나름 루틴이 생겼습니다. 생활에 리듬이 생기니까 몸도 예전보다 가볍고, 피곤함이 덜해졌어요.
물론 이것만으로 당뇨를 예방할 수는 없겠지만, 전보다 명확히 ‘관리한다’는 느낌이 드니까 마음도 한결 여유롭고요. 그게 스트레스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결국 혈당에도 긍정적이죠.
제가 직접 마셔본 허브차 4종 비교 요약
허브차 종류 | 맛의 특징 | 혈당에 준 영향 체감 | 추천 시간대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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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보스차 | 구수하고 부드러움 | 식후 혈당 안정감 | 오후, 야식 대용 | 초보자용으로 무난함 |
여주차 | 매우 쓴맛 | 공복혈당에 긍정적 | 아침 공복 | 혈당 수치에 민감한 분 추천 |
백차 | 은은하고 깔끔함 | 스트레스 완화 느낌 | 오후 시간 | 정신적 안정에 도움됨 |
페퍼민트차 | 시원하고 청량함 | 소화 개선 간접 효과 | 식후 | 위장 트러블 있을 때 추천 |
나처럼 고민 중이라면 이런 기준으로 허브차 골라보세요
처음부터 여주차처럼 강한 맛에 도전하는 건 오히려 거부감만 생기기 쉬워요. 저는 루이보스차부터 시작해보는 걸 추천드리고 싶어요. 따뜻하고 구수한 느낌 덕분에 위화감이 적고, 음료 대체용으로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거든요.
루이보스에 익숙해진 뒤에는 백차나 페퍼민트차로 확장해보는 것도 괜찮아요. 각각의 차가 주는 분위기나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그날의 기분이나 컨디션에 따라 골라 마시는 재미도 있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면 여주차도 한 번 도전해보세요. 쓴맛에 익숙해지기까진 시간이 걸리지만, 혈당 변화에 민감한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직접 체험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허브차는 약이 아니지만 좋은 습관의 매개체가 되어준다는 점이에요. 나도 처음엔 그저 차 한 잔이 뭐 얼마나 대단하겠냐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마시면서 내 식습관이 바뀌고, 간식이 줄고, 식사 리듬이 안정되는 걸 경험하면서 느낀 게 많았어요.
지금 당뇨 전단계거나 혈당 관리로 고민 중이라면, 허브차 한 잔으로 하루의 중심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마시면서 차분해지는 기분, 그게 하루를 바꾸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