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달달한 음식이 좋았을 뿐이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원래 단 걸 무척 좋아했어요. 특히 꿀. 마트 가면 꼭 벌꿀 하나씩은 사오고, 감기에 걸릴 때면 따뜻한 물에 꿀 타서 마시는 게 습관이었거든요. 집에서도 식빵 위에 꿀 바르거나 요거트에 꿀 넣어서 먹고, 고구마에도 꿀을 뿌려야 제 맛이다 싶었어요. 그렇게 일상 속에 꿀이 늘 함께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몸이 좀 이상하더라고요. 이상하게 피곤하고, 물을 자꾸 마시게 되고, 소변도 자주 보게 되는 거예요. 그러다 회사에서 하는 건강검진 결과를 보고 정말 충격받았어요. ‘공복 혈당 수치가 높습니다’라는 문구가 빨간 글씨로 표시되어 있었거든요. 당황스럽기도 하고, ‘설마 내가 당뇨?’ 싶은 마음에 병원을 찾았죠.
병원에서 들은 말, 그리고 정신이 번쩍 들었던 순간
내과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니까, 의사 선생님이 딱 잘라 말하셨어요. “초기 당뇨라고 보시면 됩니다. 식단 조절이 제일 중요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진짜 머리가 띵했어요. 당뇨라는 단어가 그렇게 가까이 있을 줄 몰랐거든요. 막연히 나이 들면 생기는 병이라고만 생각했는데, 40대 중반인 저한테 닥치니까 너무 현실적이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식습관부터 점검해보기 시작했어요. 그중에서도 제일 먼저 손봐야 했던 게 바로 ‘꿀’이었죠. 솔직히 설탕은 어느 정도 조심했는데, 꿀은 건강식품이라고 믿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당뇨 환자한테 꿀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처음부터 제대로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꿀이 당뇨에 미치는 영향, 직접 겪어보니 알겠더라고요
의사 선생님한테도 물어봤어요. “꿀은 괜찮은가요?” 하고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단호하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꿀도 당이기 때문에 절대 안전하지 않습니다. 건강식처럼 여기는 분들이 많은데, 당뇨에겐 위험할 수 있어요.”
이 말 듣고 충격받았어요. 저는 꿀은 자연식품이고, 설탕보다 착한 당이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근데 알고 보니 꿀에도 포도당, 과당이 꽤 많이 들어 있고,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성질이 있다는 거예요. GI지수도 높고요. 그러니까, 설탕이나 다를 바 없다는 거죠.
제가 그때부터 실험을 해봤어요. 공복 상태에서 혈당을 체크한 뒤, 따뜻한 물에 꿀 한 스푼 타서 마시고 1시간 후 다시 측정해봤거든요. 수치가 확 오르더라고요. 95였던 게 145까지 치솟는 걸 보면서 ‘이거 진짜 문제구나’ 싶었어요.
꿀을 끊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의외로 꿀을 끊는 게 쉽지 않았어요. 워낙 입맛에 배어 있던 거라, 식사 후에 달달한 게 땡길 때마다 손이 가더라고요. 그런데 꿀을 계속 먹으면서 혈당 관리가 안 되니까 정말 답답했어요. 오죽하면 꿀 대신 메이플 시럽, 스테비아 이런 대체 감미료까지 찾아봤어요.
그 와중에 몇 번은 ‘한 스푼쯤 괜찮겠지’ 하고 먹었다가 다음 날 공복 혈당이 올라 있어서 진짜 좌절했어요. 건강검진 받을 땐 수치가 100 초반이었는데, 그 이후엔 120, 125까지 올라가니까 겁도 나고 죄책감도 들더라고요. ‘이게 다 꿀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요.
꿀 대신 선택한 것들, 그리고 느낀 차이
결국 꿀을 완전히 끊고 나서야 혈당 수치가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대신 저는 달달한 게 먹고 싶을 땐 무가당 요구르트에 시나몬 가루를 넣거나, 블루베리나 바나나 반 조각 정도로 달콤함을 채웠어요. 또, 시중에서 파는 당뇨환자용 간식도 종류가 많더라고요. 처음엔 맛이 밍밍했는데, 입맛이 바뀌니까 그런 것도 꽤 괜찮게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꿀을 끊고 나니까 하루 평균 혈당이 훨씬 안정됐어요. 자가 혈당 측정기를 사서 하루 3번씩 체크해봤는데, 그전보다 변동폭이 확 줄었더라고요. 예전엔 밥만 먹어도 180까지 올라가고 그랬는데, 지금은 식후 최고가 140을 넘기지 않으니 한결 마음이 편했어요.
당뇨는 참 ‘습관병’이더라고요
결국 꿀이 문제가 아니라 ‘제가 너무 자주, 많이’ 먹은 게 문제였던 거예요. 매일 아침 꿀 넣은 차, 간식처럼 꿀 찍어먹기, 밤에 꿀 타서 우유 마시기… 이게 쌓이고 쌓여서 결국 몸이 버티질 못한 거죠. 당뇨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병이 아니잖아요. 정말 사소한 습관 하나하나가 쌓여서 결국 병이 되는 거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모든 먹거리에 ‘이게 당을 올릴까?’를 먼저 생각해요. 식품 성분표도 보게 되고, GI지수 같은 것도 공부하게 되고요. 이렇게 하나하나 조심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체중도 줄고, 몸이 가벼워졌어요.
가족들과 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
제가 이렇게 꿀을 끊으면서 가장 큰 변화는 가족들의 인식이에요. 예전엔 아이 간식에도 꿀을 종종 넣었고, 부모님은 꿀을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하셔서 매일 한 숟갈 드시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당뇨 판정 받고 나서 이런 얘기를 드렸더니, 부모님도 놀라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가족 전체가 꿀 소비를 줄이고 있어요. 대신 과일이나 천연 재료를 활용한 단맛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특히 엄마는 꿀 타는 걸 완전히 끊으셨고, 오히려 저보다 더 철저하게 식단을 관리하실 정도예요.
꿀에 대한 오해, 저도 한때는 그렇게 믿었어요
한때 저도 그랬어요. 꿀은 건강식이다, 면역력에 좋다, 감기 걸렸을 땐 꿀물이다… 이런 말들 너무 많이 들었잖아요. 그런데 그건 ‘정상 혈당을 가진 사람’일 때 가능한 이야기지, 당뇨 환자에겐 진짜 위험할 수 있어요. 꿀은 천연이지만 고농도 당이고, 혈당을 빠르게 올리니까요. 실제로 당뇨 환자들 사이에서도 꿀을 두고 의견이 갈리긴 하지만, 대부분은 ‘지양해야 할 음식’으로 분류하더라고요.
마무리하며 느낀 점
지금은 꿀을 먹지 않아도 괜찮아요. 예전처럼 꿀을 매일 찾지도 않고요. 대신 제 몸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걸 느끼는 게 훨씬 기쁘더라고요. 혈당 수치가 정상에 가까워지고, 병원에서 ‘조절 잘하고 계시네요’라는 말 들을 때마다 뿌듯해요.
혹시 저처럼 ‘꿀은 괜찮겠지’ 하면서 계속 드시는 분들 계시다면, 정말 한 번쯤은 다시 생각해보셨으면 해요. 특히 혈당 관리 중이라면, 꿀은 절대 가벼운 선택이 아니에요. 한 숟갈이 나중에 후회로 돌아올 수 있거든요.
한 줄 요약
‘꿀은 달콤하지만, 당뇨에겐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무서운 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