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건강식이라면서 혈당엔 괜찮을까?
예전에는 고구마 하면 그냥 다이어트 음식이나 건강식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배도 든든하고 포만감도 오래 가고, 군고구마 같은 건 간식으로도 참 좋잖아요.
근데 어느 날부터인가 건강검진 결과지에 “공복혈당이 경계 수준입니다”라는 문구가 자꾸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나이 들어가면서 체중이 늘고, 활동량이 줄어드니까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실감하게 됐죠.
그때부터 음식 하나하나에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어요. 고구마처럼 ‘건강식’으로 알려진 음식들도 실제로는 혈당을 얼마나 올리는지 궁금해졌고요.
그래서 제가 직접 고구마를 먹으면서 혈당 수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해봤어요. 이걸 하기 위해 혈당 측정기도 샀고, 식후 혈당도 꼼꼼하게 재봤어요. 단순히 정보를 찾아보는 게 아니라 제 몸에 직접 실험해본 거죠.
고구마, 혈당 수치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고구마를 먹은 날, 혈당 수치 체크해봤어요
일단 평소와 똑같이 공복 상태에서 혈당을 쟀을 때 수치는 96mg/dL였어요. 정상이긴 한데, 거의 상한선 쪽이죠. 그날 아침 식사 대신 삶은 고구마 중간 크기 두 개를 먹었어요.
고구마는 포만감이 오래 가는 게 장점이라서 이 정도면 괜찮겠지 싶었는데, 식후 1시간 뒤 혈당을 재보니까 무려 153mg/dL까지 올라가 있더라고요. 평소보다 훨씬 높았어요.
그다음 날은 같은 양의 고구마에 삶은 계란 두 개를 곁들여서 먹어봤어요. 그랬더니 식후 1시간 혈당이 137mg/dL로 훨씬 덜 올랐어요. 단백질이 혈당 상승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 걸 직접 체감했죠.
결국 고구마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단독으로 먹느냐’, ‘무엇과 같이 먹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조리 방식도 차이를 만들더라고요
삶은 고구마는 괜찮았는데, 에어프라이어로 구운 고구마는 상황이 달랐어요. 확실히 더 달고 찐득하니까 당분이 더 높아지는 느낌이었고, 실제로 식후 혈당이 160 넘게까지 치솟더라고요.
특히 밤고구마처럼 단맛이 강한 품종은 확실히 혈당을 더 자극했어요. 반면 호박고구마는 상대적으로 낫더라고요. 처음엔 다 똑같은 고구마라고 생각했는데, 종류에 따라 혈당 반응이 이렇게 다를 줄은 몰랐어요.
고구마를 혈당 걱정 없이 먹으려면?
단백질과 함께, 양은 조절해서
결국 고구마도 ‘혈당 올리는 음식’이 될 수 있다는 걸 몸소 느꼈어요. 근데 그렇다고 완전히 끊기엔 아까운 음식이잖아요. 식이섬유도 풍부하고 포만감도 좋아서 다이어트나 변비엔 여전히 좋으니까요.
그래서 제 나름의 규칙을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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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고구마 100g 이내로 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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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아서 먹을 것 (구우면 당 함량이 올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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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계란, 닭가슴살, 두부 등과 같이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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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1시간 산책 필수
이렇게만 해도 혈당이 확 뛰는 걸 막을 수 있었어요. 지금은 거의 주 2회 정도 고구마를 아침 대용으로 먹고 있는데, 혈당 수치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체중도 늘지 않아서 만족하고 있어요.
가족력 있는 분들은 더 조심해야 해요
저희 어머니가 당뇨 진단을 받으신 이후로 저도 평소보다 훨씬 더 조심하게 됐거든요. 당뇨는 유전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어서 그런지, 저도 공복혈당 수치가 살짝 높게 나왔을 때부터 바로 반응하게 되더라고요.
고구마는 몸에 좋은 음식이지만, 당 지수가 낮은 편은 아니에요. GI지수가 50~60 사이로, 밥보단 낮지만 감자보다는 높고, 구우면 더 올라간다는 연구 자료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하루 한 끼 이상은 절대 먹지 않고, 당질이 낮은 식품들과 꼭 같이 먹으려고 하고 있어요. 이건 고구마뿐 아니라 바나나, 흰쌀밥, 과일 전반에 적용되는 팁이기도 하죠.
처음 혈당 걱정 시작했던 그 순간
건강검진에서 ‘당화혈색소 수치가 5.9%’라는 말 들었을 때, 솔직히 좀 무서웠어요. 병원에서는 아직 당뇨는 아니라고 했지만, 거의 턱밑까지 와 있다는 소리에 경각심이 들더라고요.
그 이후로 진짜 별거 아닌 것 같던 음식 하나하나에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고, 특히 고구마 같은 ‘착한 탄수화물’도 그저 믿고 먹기보단 내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살펴보게 됐어요.
이 과정을 겪으면서 건강은 결국 숫자나 명칭이 아니라, 매일의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걸 느꼈어요. 특히 중년 이후에는 정말 소홀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마무리하며 드리고 싶은 말
고구마, 분명히 좋은 음식이에요. 다이어트에도 좋고, 변비에도 좋고, 식사 대용으로도 꽤 든든해요. 그런데 혈당 관리가 필요한 분들이라면 먹는 방식에 따라 도움이 될 수도,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어요.
저처럼 직접 혈당 수치를 확인하면서 조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요, 최소한 혼자만의 기준은 꼭 갖고 드시는 걸 추천드려요.
한 줄 요약
고구마는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으니 삶아서, 단백질과 함께, 적당량만 섭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