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당뇨, 먹어도 괜찮을까? 직접 겪은 이야기

시작은 무심코 먹은 고구마 한입에서

40대 들어서면서 건강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배만 안 나오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체중은 그대로인데 몸이 무거워지고, 자고 일어나도 피곤이 풀리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 경계’라는 말을 처음 들었어요. 솔직히 좀 충격이었어요. 주변에서 당뇨 얘기만 나오면 “나는 아니겠지” 하던 시절이었는데, 그게 남 얘기가 아니었던 거죠.

그때부터는 음식 하나 먹을 때도 당 지수가 어떤지, 혈당에 영향을 주는지를 따져보게 됐어요. 그중에서 가장 헷갈렸던 게 바로 ‘고구마’였어요.

건강식인 줄 알았던 고구마, 정말 괜찮은 걸까?

사실 저는 고구마를 엄청 좋아해요. 한창 다이어트 열풍 불었을 때도 삼시 세끼 고구마로 식사 대체할 정도였으니까요.

고구마는 식이섬유도 풍부하고 포만감도 좋아서 ‘건강식’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그런데 당뇨 경계 판정 받고 나서 검색을 해보니까, 고구마도 생각보다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다는 얘기가 있는 거예요.

그날 이후부터 진짜 혼란이 오더라고요. ‘그럼 내가 먹은 고구마들이 혈당을 오히려 높였던 건가?’ 이런 생각까지 들었어요.

혈당 측정기 들이밀며 고구마 실험한 이야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혈당 측정기를 하나 장만했어요. 요즘은 비싸지 않게 구할 수 있고, 테스트 스트립도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더라고요.

그다음부터는 진짜 ‘실험’이라는 마음으로 고구마를 직접 먹고 혈당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기 시작했어요.

첫 번째 실험은 아침 공복 상태에서 중간 크기 삶은 고구마 1개만 먹은 날이었어요.

  • 공복 혈당: 95

  • 고구마 먹은 후 1시간: 152

  • 2시간 후: 128

이 숫자를 보고 솔직히 좀 당황했어요. 분명히 포만감은 있어서 혈당을 천천히 올릴 줄 알았는데, 1시간 만에 150을 넘는 걸 보고 ‘아, 생각보다 인슐린 반응이 크구나’ 느꼈죠.

두 번째 실험은 고구마와 닭가슴살을 같이 먹은 날이었어요. 단백질과 같이 먹으면 혈당 상승 속도가 느려진다고 하니까요.

  • 공복 혈당: 97

  • 1시간 후: 131

  • 2시간 후: 112

이 결과는 꽤 괜찮았어요. 같이 먹는 음식의 조합이 확실히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 계기였어요.

고구마 종류도 차이가 있더라고요

또 한 번은 호박고구마랑 밤고구마를 비교해봤어요.

같은 무게의 고구마인데도, 밤고구마가 좀 덜 달잖아요.

  • 호박고구마 150g 먹고 1시간 후 혈당: 160

  • 밤고구마 150g 먹고 1시간 후 혈당: 142

확실히 단맛이 강한 호박고구마가 더 빠르게 혈당을 올렸어요.

그래서 그 뒤로는 될 수 있으면 밤고구마 위주로 먹고 있어요. 그리고 ‘구운 고구마’는 잘 안 먹어요. 삶은 고구마보다 구운 고구마가 혈당을 더 높게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직접 측정해보니까 그게 진짜였어요.

섭취량도 핵심이었어요

저처럼 고구마 좋아하는 사람은 한 번 먹으면 2~3개는 그냥 먹게 되잖아요.

근데 진짜 중요한 건 ‘양’이더라고요. 아무리 혈당 지수가 낮은 음식이라도 많이 먹으면 결국 혈당은 올라가게 돼요.

그래서 저는 지금은 한 끼에 고구마는 100g~120g 정도만 먹어요. 그 이상은 절대 안 넘기고, 대신 단백질이나 채소를 같이 곁들이는 식으로 구성하죠.

고구마를 끊기보다는 ‘똑똑하게 먹는 법’을 배웠어요

한동안은 아예 고구마를 끊을까 고민했어요. “아무리 맛있어도 혈당 생각하면 포기해야 하나?” 이런 생각도 했는데, 직접 경험하고 보니까 고구마 자체가 문제는 아니더라고요.

결국 어떻게, 얼마나, 무엇과 함께 먹느냐가 관건이었어요.

예를 들어 아침에 고구마만 덜렁 먹는 건 피하고, 삶은 달걀이나 두부랑 같이 먹으면 훨씬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됐어요.

그리고 가능하면 운동 전후에 먹는 게 좋았어요. 특히 가벼운 유산소 운동하고 나서 먹으면 혈당 상승 폭도 낮고, 에너지원으로도 바로 활용되니까 덜 부담스럽더라고요.

주변 가족들도 같이 바뀌었어요

저 혼자 고구마 피한다고 집안 식단을 다르게 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가족들과도 같이 이야기하면서 식단을 조정했어요.

예전에는 군고구마 잔뜩 쪄놓고 간식처럼 먹었는데, 지금은 소량씩 나눠 먹고, 밤고구마로 바꿨어요.

고구마 먹을 때는 무조건 단백질도 같이 올리는 걸 기본 원칙으로 만들었고요.

가족들도 “예전보다 속이 더 편하다”면서 오히려 좋아하더라고요. 혈당뿐 아니라 전체적인 식습관이 바뀌니까 건강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어요.

마무리하며 드리는 말

저처럼 고구마 좋아하는 분들 중에 당뇨 걱정하시는 분들 많으실 거예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고구마를 끊을 필요는 없어요. 다만 먹는 양, 조리 방법, 함께 먹는 음식 조합을 잘 생각해서 조절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무조건 무서워하지 말고, 직접 혈당을 재보면서 나한테 맞는 패턴을 찾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한 줄 요약
“고구마, 안 먹는 게 아니라 제대로 먹는 게 중요해요. 혈당도 관리하면서 맛있게 즐겨보세요.”